리더십의 안전감 – 심리적 안정 vs. 안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는 2020년 즈음부터 국내에서도 Psychological Safety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됐다. 이전에 영어로 알던 용어였고, 영어 자체로 그냥 사용했었는데, 한국어 번역은 “심리적 안정”이었다. 단어 자체 번역하면 “안전(Safety)”이지만 의역해서 “안정”이라는 단어를 썼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안정이 아닌 안전으로 번역하는 것이 추세다. “Psychological Safety 한글 번역”을 검색어로 구글링해보면 검색 결과 대부분에서 안정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심리적인 안정과 안전의 차이는 뭐길래 처음 안정이 안전으로 변화했을까?

국내에서 심리적인 안정이라는 용어(혹은 개념)는 번아웃(Burnout 혹은 Burnout Syndrom)가 깊은 관련이 있다. 1990년대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던 2010년부터 MZ 세대라는 용어와 함께 번아웃이라는 단어가 출현했다. 사실 번아웃은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나타난 사회 현상이자 병리 현상이다. 1974년 심리학자 허버트 프루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가 “번아웃(Burnout)”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을 돕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심한 스트레스와 높은 이상을 가진 사람들의 부정적인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번아웃을 사용했고, 현대에 일반화되어 직업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소진 상태에 이르는 현상을 이르게 되었다.

번아웃은 새로운 생각과 사상을 가진 세대가 기성 세대의 사상과 충돌하며 드러난 단편이다. 기존 세대가 일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사고와 접근 방법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함께 있을 때 충돌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히피 문화가 그랬고, 한국은 80년대 민주화 이후 태어난 소위 MZ 세대가 그렇다. 성장기 육체 노동의 해방과 고등 교육은 더 높은 이상을 새로운 세대에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는 시점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대적인 준비가 되질 않았다. 70년대 미국만 보더라도 냉전의 전성기이면서 베트남 전쟁시기였고, 2010년대 한국은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와 “실리콘밸리 처럼” 라는 사대주의(事大主義)가 지배하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업계의 현재 상황을 보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의 이상은 다른 차원에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치, 비전, 미션”은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 한 달 186만원(2024년 최저임금 합의안 기준 월 총 세후 금액)을 받기 위해서는 불합리성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불합리성을 최근 MZ 세대는 공정(Justice)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번아웃은 일에 대해 개인이 갖는 관점과 조직(혹은 사회)이 개인에게 일을 통해 요구하는 관점의 충돌에서 발생한다. Psychological Safety를 “심리적 안정”으로 번역한 것은 일을 대하는 개인 관점을 우선에 뒀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배운 “일”이 실제 현장에서 충돌할 때, 개인은 조직과 사회를 통해 “내가 감당할 일”을 이야기한다. 일을 하는 주체가 감당할 수 있는 체계를 조직과 사회가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안정”을 통해 표현한다. 개인이 감당하기에 양적으로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에 주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측면에서 일은 생계 혹은 생활을 위한 일(Job)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반해 “심리적 안전”으로 번역은 본인이 일을 실행하는데 있어 안전함을 의미한다. 조직 안에서 내가 자유로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느낄 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심리적 안전은 개인이 일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일이 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 즉 결과에 대한 안전망을 의미한다. 안전망이 동작한다고 느낄 때, 개인은 조직이 요구한 일을 곧이 곧대로 보는 것이 아닌 일을 통해 달성할 가치를 수행 주체 관점에서 해석하고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의 나 보다는 내일 혹은 미래의 내가 일이라는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원한다. 일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고, 개인은 일을 직업(Career) 측면에서 살펴본다.

심리적 안전은 조직 관점에서는 가치 중심으로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정보화 및 지식 산업 시대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어제 성공했던 방식이 내일도 동작하리라 확신할 수 없다. 변화의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필요하다. 당연히 적절한 방안을 채택하고 실행해야 한다. 심리적인 안전망은 비난받지 않고, 참여를 보장하고, 실행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전제 되어야 한다. 구성원이 조직(조직의 리더)를 신뢰하면, 가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고, 조직은 더 빠른 혹은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심리적 안전은 조직과 구성원이 성장이라는 피드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 구성원은 조직이라는 환경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현하여 성장할 수 있고, 조직은 비전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구성원의 참여와 기여를 담보할 수 있다. 조직과 구성원이 이와 같은 선순환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조직과 리더가 책임질 몫이다.

번아웃이 왔다고 느낄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 혹은 “내가 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지?” 와 같은 질문이다. 구성원이 갖는 질문에 리더는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의 참여와 기여가 조직에 미칠 영향과 더불어 개인의 발전과 성장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지 답해야 한다. 단순히 조직의 현재를 위해 일하는 부속이 아닌 독립적 개체인 구성원의 내일 모습을 같이 나누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직장인 개인 뿐만 아니라 직업인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심리적인 안정이 아닌 안전은 단순히 일의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이 과정을 통해 발전하길 원한다면 무엇을 배우고 보여줘야 하는지 피드백하고, 본인이 성취할 수 있는 과정을 제시해야 한다.

리더가 제시할 심리적인 안전은 구성원의 커리어에 바탕을 둬야 한다. 물론 구성원이 조직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성장 곡선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히나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점수에 맞춰 개인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원하는 그 곳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게 현실이다. 조직원이 번아웃에 빠지지 않고 지속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피드백이 필요하고, 이런 피드백은 개인 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 피드백이다. 조직과 함께 개인의 성장도 책임져야 하기에 리더의 역할은 어렵고 힘이든다.

리더십의 리더 – 성장을 위한 실패 관리

개인의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지식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매일의 변화에 맞서기 위한 스스로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성장이라고 부른다.

개인이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조직도 마찬가지다. 기업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므로 치열하게 성장을 고민하고 달성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조직의 목표 설정과 결과는 중요하고, 구성원 모두가 과정에 최선을 다해 참여해야 한다.

리더는 조직의 성장을 책임진다. 조직의 성장과 성장에 대한 기여는 보상과 연결된다. 큰 보상을 원한다면 조직의 큰 성장을 만들거나, 만드는데 기여하면 된다. 소위 중추적인 기여를 한다면 커진 파이에서 더 큰 몫을 가져간다. 성과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성장 이야기가 아닌 보상 이야기로 들린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 성장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닌 보상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리더가 책임진다는 조직의 성장이란 뭘까?

어느 조직이든 사회라는 조직 시스템 내부에 자신의 원하는 혹은 바라는 역할이 있다. 우리의 미션(Mission) 혹은 비전(Vision)은 조직이 갖는 사회의 역할을 정의하고, 조직의 역량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다. 조직의 성장은 궁극적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이고,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역량은 조직을 움직이는 뼈와 근육이다. 리더는 세포인 구성원을 조합하여 혹은 스스로 조합되어 실질적인 근육이 되고, 뼈가 되게 한다. 뼈와 근육을 통해 우리는 역량을 확보하고, 리더의 조율에 의해 움직임이 결정된다. 리더가 만든 뼈와 근육의 조합과 조율이 미션/비전이 도달 가능할지, 어느 만큼이면 가능할지를 결정한다.

리더가 책임지는 조직의 성장은 전체 조직의 목표와 조율(Align)된 담당 조직의 목표 달성이고,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직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조직 역량은 결국 구성원이 보여줄 개인 역량의 합이다. 구성원이 조직안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동료와 최대 효과를 만들 수 있도록 리더가 조율한다. 리더의 책임하에 이뤄진 협동 작업이 실제 이뤄지고 결과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결과를 만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다. 여기서 결과 후 보상이 아닌 보상을 먼저 생각하면 뛰어난 결과에 집착하게 된다. 뛰어난 결과는 대부분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 여기에 집착이 더해지면 소위 “몰빵”이라는 것이 벌어진다.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개인 시간 뿐만 아니라 자존심도 걸게 되고 결국 포기할 수 없는 대상과 작업이 된다. 몰빵된 작업 결과는 성공이든 실패든 좋지 않다. 특히 실패라고 판정되면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큰 작업 결과에 대한 실패는 참여한 구성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가장 먼저 판정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고객에 의해 혹은 내부 경영진에 의해 이뤄진 평가와 판정에 동의하지 못하면 조직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 이런 불신이 겹겹이 쌓이면 다음 작업에서도 불신의 시선으로 조직의 판단과 결정을 바라보게 된다. 개인에게 기대하는 최선의 역량 발휘 뿐만 아니라 리더의 조율을 온전히 따르리라 확신할 수 없다. 두번째 영향은 개인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본인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저평가하면서 무능력을 탓하는 경우다. 쉽게 번아웃(Burnout)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개인의 다음 성장을 위한 도전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스스로 포기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기 발전에 정체되고 구성원으로 기여할 수 없게 된다.

조직의 성장을 책임지는 리더는 조직과 구성원에게 가해지는 실패의 영향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는 가장 큰 배움의 기회지만, 배울 수 있는 환경이어야 배운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안전하게 빠르게 배울 수 있다. 물론 넘어진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자전거 타기가 그만큼 재미있고, 이렇게 하면 넘어진다는 걸 알았다는 배움이 있기 때문이며, 당연히 뒤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넘어져도 잡아줄 거라는 믿음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 잡아주는 사람은 넘어져 무릎이 까질 수 있을 정도는 감안하고 있을 것이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벌어져 울먹이더라도 한번 더 타보자고 이야기해볼 수 있다. 자전거 타는 재미는 실패(무릎 까진 아픔)를 배움으로 삼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뼈 부러지는 상황이 벌어지면 타는 사람은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다시는 자전거 핸들을 잡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뒤에서 잡아주는 사람, 즉 실패를 관리하지 못한 리더의 잘못이다.

결과가 성공일지 실패일지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다. 알 수 있다면 실패할 일은 애시당초 하지 않았을테니. 알 수 없기에 성공/실패를 가늠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가능한 빠른 시점에 실패(Fast Fail)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 시점에 찾아낸 실패는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당연히 실패 규모 역시 감내할 수 있는 소규모(Small Fail)이다. 실패라고 하더라도 조직 목표를 위해 실행한 것이기에, 목표 달성을 위해 시도한 결과 평가와 결과에 도달 과정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큰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자 관점에서 오늘의 나와 다른 내일의 나를 위한 자양분으로 실패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실행 조직 역시 실패 경험을 통해 조직적인 개선을 도출하고, 조직의 역량을 발전시킨다.

실패가 배움의 기회가 되고, 과정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되면 조직과 개인은 성장한다. 실패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응원의 메시지를 받으면 제대로 된 되돌아 보기를 할 수 있다.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잘못된 것을 알 수 있고, 잘못된 과정을 인정함으로써 이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포용적 문화라면 실패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과정의 오류를 개인 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참고할 수 있다. 전체 조직이 경험을 공유하고, 한 단계 발전할 기틀이 만들어진다.

성공과 실패는 0과 1처럼 구분되지 않는다. 흑과 백 사이에 넓은 회색의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처럼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명확하지 않다. 리더가 스펙트럼 어느 회색 지대에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의 가치, 달성한 결과(혹은 마일스톤), 앞으로 나아갈 경로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지점에서 리더가 확보한 넓은 시야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실패가 아니라 경로 수정(혹은 피봇팅 – Pivoting)이다. 실패가 아니더라도 만회 비용은 항상 만만치 않음을 잊으면 안된다.

실패와 피봇팅 모두 리더의 책임이고, 책임이어야 한다. 방향을 바꾼다는 건 리더가 애초에 잘못된 방향을 잡았거나 빠른 실패를 파악하기 위한 일하는 방식을 수립하지 않았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리더가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는 무책임한 리더이고, 실패 이후의 재도전 혹은 새로운 도전을 같은 리더와 하고 싶은 구성원은 없을 것이다. 책임지는 리더는 실패의 무게를 경감시키고, 영향을 구성원이 아닌 자신에게 돌아오게 한다. 구성원의 현재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Fast Fail, Small Fail은 책임지는 리더가 있을 때 가능하다.

리더십의 리더 – Global Maximum을 위한 리더의 목표와 결과

모두가 한 팀이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도 한 팀이 되라고 일하는 방법의 하나로 원팀을 강조한다. 원팀으로 움직여야 미션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목표가 될성되어 맺어질 열매는 큰 관점에서 보면 조직과 사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에게 현실적인 보상(인센티브 – Incentive)이기 때문이다.

보상(Incentive)과 원팀

산업 혁명을 태동시킨 바탕에는 봉건 체제에서 귀족(혹은 지주) 독식의 보상 체계가 흑사병(페스트)이라는 전대 미문의 대재앙 앞에 무너지고, 부를 축적할 새로운 기회가 상인을 포함한 귀족 이외(주로 상인) 계급에 주어졌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킨 요인으로 보상은 일하는 입장에서 어떤 일을 할지(목표)와 얼마만큼 할지(결과)를 결정한다. 특히나 사람의 공헌과 가치를 인정하는 보상 체계는 자본주의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이라는 존재로 구성된 사회가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회사에서 개인에 대한 보상은 소위 얼마만한 업적을 만들어 기여했는지로 평가받는다. 기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체화가 되어야 한다. 만들다 말거나 엎어진 경우는 실체화 되지 않았기에 기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주 이야기 되듯 파이의 크기는 정해져있고, 내 몫을 많이 가져가기 위해서는 경쟁해야 한다. 일에서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해야하고,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어쨋든 인정받아야 보상으로 연결되기에 평가자의 인정이라는 것 역시 경쟁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은 과정 뿐만 아니라 일의 선택 단계부터 시작된다. 큰 보상이 있을 것 같은 일을 해야하고, 일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큰 일은 누구나 언제든 만들 수 없다. 세상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큰 일에 필요한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결국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동료와 경쟁하고, 옆 팀은 우리 팀이 꺽어야 할 대상이다. 그래야 내가 조직 피라미드에서 승리하고 높은 보상을 가져갈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 글머리에서 이야기한 원팀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회사란 무엇인가?

우리가 회사라는 목적 조직의 일원으로 일을 하는 것에 의미를 되짚어 보자. 개인 구성원이  원하는 것은 본인이 가진 능력을 발휘해서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에 기여하고, 상응하는 보상을 기대하고 원한다. 보상이 이뤄지려면 회사가 보상할 수 있는 가치 실현(매출과 수익)을 해야 한다. 조직이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한다면 이에 비례해 구성원에게 돌아갈 보상 여력이 더 커질 것이다. 즉, 파이를 키워야 한다. 

파이를 키운다는 것은 개인 혼자의 노력이 아닌 조직 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조화를 이뤄야 실현 가능하다. 접시 크기의 피자와 쟁반 크기의 피자 차이를 생각해보자. 접시 크기 피자는 한 사람이 만들 수 있지만, 모두의 배를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차지하기 위한 경쟁(눈치보기)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쟁반 크기 피자는 굳이 눈치보지 않아도 될 만큼 모두를 배부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크기의 피자를 만들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밀가루를 반죽해서 도우를 만들고, 누군가는 토핑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피자를 구울 화덕도 필요하다. 함께 맛있는 피자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맛있게 즐길 보상을 원한다면 그 만큼의 수고를 보태야 한다. 접시 크기 피자를 만들지 쟁반크기 피자를 만들지를 리더가 결정한다.

리더는 목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구성원은 목표를 실체화하면서 결과를 만든다. 보상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최대(Maximum)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의 최대치는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에 부합해야 하고, 조직의 총 역량을 바탕에 두고 있어야 한다. 리더는 조직의 총 역량을 바탕으로 이룰 수 있는 최대 목표를 설정하고, 설정된 목표를 달성해서 최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구성원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환경을 만들 책임이 있다.

리더의 목표

리더가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폭넓은 시야다. 좁은 시야로는 달성해야 할 최대 목표를 볼 수 없다. 때문에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직면한 문제에 매몰되지 않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설악산 입구에서 산을 올라가야 한다고 해보자. “산을 올라갔다.” 라는 경험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둬야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입구에서 바라만 보더라도 설악산의 웅장함이 느껴진다. 흔들바위까지만 가도 충분하겠지라는 목표를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거리감을 두고 설악산을 바라보면 “설악산을 올랐다.”라는 가치는 울산바위 정도는 다녀와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는게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래 그림의 B처럼 좁은 시야로는 정말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 2를 지향하지 못한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A처럼 직면한 문제를 넓은 시야를 통해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당면한 문제에 대한 목표 1이 아니라 제대로 도전해야 할 목표 2를 조직의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목표 설정에서 넓은 시야를 통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 이외에 최대치 결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가 역할을 나눠 실행하지만 종종 우리가 추구할 궁극적인 목표를 잊는다. 잊기 보다는 당장의 결과에 매몰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매몰 작용에는 특히 이걸 달성해야 보상 받는다는 심리적인 압박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보다는 개인이 조직내에서 살아남아 승리해야 한다는 자기 보호가 우선되면 정해진 혹은 할당된 목표 달성이 공동 목표에 기여하는 것보다 우선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우리 팀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이를 늦추고 다른 팀의 성공을 돕는 것이 회사 관점에서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음에도 이를 포기했을 때 우리 팀의 가치가 온전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리더가 확신할 수 없다면 자기 보호 장치가 작동한다. 다른 팀의 성공보다는 내 팀의 결과가 우선이고, 시점을 놓쳐 다른 팀이 실패하더라도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닌 그들의 잘못이라고 규정짓는다.

리더의 결과 – Global Maximum, not Local Maximum

원팀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조직의 목표를 팀이 뒷받침 하기 위해서다. 회사 대표가 회사의 목표(Global Maximum)를 정하면 경영진은 한 팀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각자가 맡아 실행하지만, 상황은 시시각각 변한다. 변화의 각 시점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범위는 어느 특정 조직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신규 서비스 개발 속도를 늦추더라도 기존 서비스의 기능을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면 경영진이 한 팀으로 전체 구성원을 조율해야 한다. 담당 조직에 취지와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Global Maximum을 추구하기 위한 각자의 목표 및 결과를 조정해야 한다. 실행에서 팀웍은 필수고, 이번에 골을 넣을 위치에 있는 개인 / 팀 / 조직이 있다면, 그를 도와 전체 조직이 Global Maximum 달성이라는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조직이 높은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Local Maximum)은 있을 수 있다. 골 욕심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팀 승리를 위한 확실한 한 골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을 패스할 수 있는 팀 플레이가 필요하다.

원팀을 강조하고 요구하는 이유는 Local Maximum이 아닌 조직 전체의 Global Maximum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산업 혁명을 넘어 지식 산업 시대는 노동력이 아닌 지식의 집약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가치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시키고 짧은 주기를 통해 발전시키며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지 못한 기업은 지속성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Global Maximum은 조직이 가진 “제한된 자원”이라는 제약 사항을 극복하고, 조직 구성원이 합심해 최대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에 반해 Local Maximum은 조직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결과에 최대치를 만들고 이에 따른 성과 보상을 추구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결국 Local Maximum은 승자 위주의 경쟁 문화를 만든다. 제한된 자원이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아닌 특정 개인의 보상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쓰이고 경쟁에 밀린 조직과 개인은 도태된다. Local Maximum을 달성한 당사자와는 무관하게 조직 전체는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해 시도하고 있다. 인텔에서 엔디 그로브에 의해 시작된 OKR은 인텔이 주창한 무어의 법칙을 실현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인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빅테크(Big Tech) 기업으로 성장했다. OKR의 핵심은 상위 목표와 결과를 탑다운(Top Down)으로 하위 조직의 리더가 받아 자신의 OKR을 정의하고 실행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말단의 구성원이 가장 상단의 대표의 목표를 이해하고 기여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수직 정렬화”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리뷰” 프로세스다.

각자가 OKR을 수립할 때 내가 해석한 상위 리더의 목표와 결과, 그리고 결과를 내 몫의 OKR로 받아들였을 때 합당한지 그리고 다른 팀 동료와 몫 나눔이 합리적인지를 맞춰보는 과정이다. 역할과 책임에 따라 판단된 부분에서 “수직 정렬” 뿐만 아니라 “수평 정렬”을 이룰 기회이고, 상위 리더의 목표를 Global Maximum 관점에서 도달시킬 목표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제대로 동작되기 위해 원팀이라는 마음 가짐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소위 얼라인먼트(Alignment) 중심의 목표와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

국내 기업에서 OKR을 도입할 때 포기하지 못하는 부분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개념이다. KPI 방식의 조직 목표는 숫자에 도달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성과를 인정받는다. 당연히 조직 전체가 아닌 개인 중심의 성과를 우선할 수 밖에 없고, 보상 역시 숫자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달렸다. KPI 방식의 목표 및 결과 평가 방식에서 내 KPI를 달성하려면 “제한된 자원”을 쓸 수 있어야 하기에 경쟁이 발생하고, KPI대 KPI의 경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경쟁은 필수가 된다. 결국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플레이보다는 내가 경기에서 몇 골을 넣는가가 더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된다. KPI 달성이 일상화된 문화에서 OKR이 동작되길 원하는 건 아이러니다.

 

목표와 결과는 결국 보상을 좌우한다. 역설적이게도 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작은 파이를 나누기보다는 파이 자체를 크게 키워야 한다. 그리고 큰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의 목표와 결과는 큰 파이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디로 향할지, 어떤 지점에 도달해야하는지를 나타낸다. 그 과정에서 최대 결과를 만들 책임 역시 리더와 리더의 팀이 가진다. 최대의 결과는 우리 모두의 Global Maximum이어야 하지 어느 누군가만을 위한 Local Maximum이어서는 안된다. Local이 아닌 Global Maximum을 위해 모두 노력하고,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 누군가는 해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조직의 구성원이기에 원팀 마인드가 필요하다.

참고글

리더십의 리더 – 리더의 팀

공식적인 첫 리더의 경험은 팀장에서 시작한다. 물론 회사의 운영 방식에 따라 직급 체계를 정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팀장이 되면서 첫 리더 생활과 함께 조직에서 본인이 책임질 구성원이 생긴다. 조직에서 사람들을 책임진다는 것은 사뭇 남다르다. 혈연 관계로 맺어진 가족의 가장과는 전혀 다르고, 간혹은 가장의 무게감보다 더 큰 무게감을 느끼기도 한다. 첫 리더 역할에서 팀원과 일하는 경험은 좋던 안좋든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이후 리더 역할에 많은 영향을 준다.

소중한 팀을 맡고 있는 리더에게 “당신은 어느 팀 소속인가요?” 라고 질문한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당연히 리더가 담당하는 팀이 리더가 속한 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이렇게 되물어보자. 당신 보스(상위 리더)는 당신 팀의 구성원인가요? 이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의 리더가 나의 팀 구성원이라고?

속한 팀과 이끄는 팀

리더라는 존재는 일반 구성원과 다르다. 팀 관점에서 생각하면 속한 팀과 이끄는 팀의 차이가 있다. 리더와 일반 구성원과의 차이는 이끄는 팀의 존재다. 그리고 일반 구성원과 공통점도 있는데 리더 역시 상위 조직장이 이끄는 팀에 속한다는 것이다. 조직 피라미드를 폭넓게 본다면 조직 리더를 정점으로 피라미드 자체를 팀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좁게 정의하면 직속 구성원이 팀이 된다. 그러므로 상위 리더의 팀원은 직속 팀의 팀장(리더)들이다. 이 관점에서 팀장 본인과 한팀인 구성원은 옆 팀 팀장이다. 

조직이라는 틀을 생각했을 때 납득 할만하다. 하지만 정작 같은 보스를 두고 있는 리더가 한 팀이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조직 목표 실현에 있다. 조직으로 뭉쳐서 일한다는 건 함께 결과를 만들기 위함이다. 종종 함께 일한다는 관점에서 수직 체계의 사일로(Silo)라는 선형적인 조직 모델을 생각한다. 수직적인 직선의 사일로라고 하더라도 집단의 힘이 필요하다. 집단의 형상을 그려본다면 동그란 모습일까 사각형일까?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가 DNA에 새겨져있기에 태생적으로 자기 맘대로 하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으로 뭔가를 하기 위해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필요하고, 리더의 방향성을 집단 구성원이 따르기 위해 권위가 필요하다. 권위는 권력이고 권력자 혹은 권력 집단이 전체 구성원의 최상위가 되야 한다. 돌아가 사일로 안에 있는 집단이더라도 결국은 피라미드다.

여기서 사일로의 완결성에 대한 당돌한 질문을 해보자. 조직내의 사일로는 자율성이 있을 수 있지만 독자적인 완결성을 가질 수는 없다. 사일로든 원이든 사각형이든 상관 없이 “단위 조직”은 조직의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큰 그림이라는 캔버스 안에서 단위 조직이 본연의 결과를 만들고 이어가야 한다. 큰 점이 선으로 이어져 면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사일로의 리더도 다른 사일로의 리더와 협력해서 보스가 보고 있는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대표 이사는 조직의 정점에 있는 리더다. 그리고 대표 이사의 리더십을 따르는 각 사업부와 직속 조직장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대표 이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팀이 달성해야 한다. 사업부 수장이라는 팀원은 대표가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사업부에서 담당할 몫과 함께 다른 사업부와 필요한 협업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정보 기반의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더욱 더 빠른 비즈니스 속도를 요구한다. 비즈니스 성공을 통해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 비전을 이루고 싶다면 조직 전체가 빠르게 움직일 역량이 있어야 한다. 달성할 꿈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개인이나 조직만으로 달성할 수는 없기에 함께 움직여야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리더의 팀은 두 개다. 리더가 팀원으로 있는 팀과 이끄는 팀이다. 어느 팀이 먼저일까? 조직의 일원으로 조직의 목표 달성을 원한다면 속한 팀이 먼저다. 리더 역시 조직의 구성원이고 조직의 목표, 바꿔 이야기하면 상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구성원으로써의 몫이다. 몫을 실행하기 위해 다음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본인이 이끄는 팀이다. 담당 조직이 상위 조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여해야 할 요소를 정의하고, 조직 시스템에서 필요한 협업을 조율한다. 팀원으로서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이다.

리더의 팀원은 같은 상위 조직장을 따르는 다른 리더들이다. 그리고 이끄는 팀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 이 우선 순위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조직 안에서 일하는 것은 조직의 목표에 부응하기 위함이지 어느 개인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이 존재하는 이유는 합당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팀을 대표하는 리더는 역할 수행을 통해 상위 리더가 대표하는 팀이 감당할 역할에 팀원으로 기여한다.

경쟁의 의미

혹자는 각 사업 주체가 건강한 경쟁을 통해 더 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물며 빅테크 기업조차도 여러 팀이 한 결과를 향해 경쟁하는 상황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의 핵심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행 주체인 단위 사업 담당은 핵심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담당 조직의 결과가 된다. 불행하게도 이 방식은 부작용(Side Effect)이 있다. 

어떻든 서울에서 부산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어느 길을 택할지는 현재 상황에 달렸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눈앞의 결과를 무조건 달성해야 한다는 명제가 앞서고 오늘 이 시점의 정답에 맞춘 방식을 제시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면 곤란하다. 현재를 우선하는 방안은 결국 부채를 만들고 쌓인 부채는 더 큰 조직의 다음 보폭을 위한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이에 더해 경쟁에서 낙오된 누군가는 불필요한 잉여로 규정될 수 밖에 없고 사람(담당자) 혹은 담당 조직의 존립을 위협한다. 누구든 이런 상황을 좋아할리 없고,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 뭐가 될까? 결국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안주하며 외부 상황에 두 눈을 감는 것이다. 쓰나미가 닥쳐도 울타리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원팀의 가능성 – 신뢰

원팀(One Team)은 가능한가? 리더라면 만들 수 있다. 원팀을 만드는 핵심은 리더에 달렸기 때문이다. 각 리더들이 자신이 속한 팀과 팀을 통한 각자의 기여, 그리고 팀원과의 협업을 통한 더 큰 가치에 가장 큰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행동한다면 원팀은 실현 가능하다. 팀원으로 다른 리더를 신뢰하고, 나의 기여와 다른 동료의 기여가 합쳐질 때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런 믿음이 선순환되면 팀원인 내가 난관에 봉착하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의 동료가 나를 위해 나서줄 것이기에 동료를 신뢰하고 내 등을 맡길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손흥민 선수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한다. 손흥민 선수는 팀의 승리와 승리를 위한 개인의 기여에 대해 종종 언급한다. 그리고 본인이 골을 넣었다고 하더라도 승리하지 못했다면 승리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이야기한다. 축구를 포함한 단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 플레이다. 한 사람만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협업해야 하고, 협업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골 위치를 잡으면 동료가 나에게 패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믿음이 담보됐을 때 단독 플레이가 아닌 협업 플레이를 통해 승점 3점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내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팀의 승리가 먼저여야 한다. 내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라면 확실히 넣어야 하지만 골 위치에 동료가 있다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승점 3점을 챙기고 리그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 팀 플레이의 핵심 행동 기준이 될 때 원팀이 된다.

이에 반해 자신이 이끄는 조직을 먼저 챙기고 조직의 더 큰 이득을 위해 다른 리더와 경쟁한다면 원팀은 불가능해진다. 경쟁 환경은 승자 독식이라는 씨앗이 조직 시스템에 뿌려지게 하고, 불신을 전파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회를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며, 설령 다른 팀에게 좋은 기회가 생기더라도 굳이 도울 이유가 없다. 경쟁에서 나에게 도움이 안되는 일에 굳이 힘을 보탤 이유가 없다. 그리고 절대 내 등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 경쟁 상대인 다른 동료가 언제든 내 등에 칼을 꽂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정글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완벽해야 경쟁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의 승리자가 되더라도 얼마나 승리가 지속될지 가늠할 수 없기에 피곤할 수 밖에 없다.

원팀은 경쟁을 통한 개인의 최고 역량이 아닌 조직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천재 한명이 천명 만명을 먹여살린다고 하지만 천재 한명이 혼자 백만 천만을 위한 물건을 만들 수는 없다. 백만 천만을 위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천명 만명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천재를 천재로 인정하고 천재가 더 큰 가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천명 만명이 믿고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천재는 그들의 도움과 헌신에 감사해야 한다. 불신 지옥에 빠져 뛰어난 천재 동료를 잃어버리는 경우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리더십의 리더 – 같음과 다름

인간은 평등하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다. 동등하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으로 함께 일한다. 개인이 추구하는 각각의 목표는 다르겠지만, 조직에 속한다면 당연히 조직 목표에 기여하고 성과를 만든다.

기업 입장에서 구성원이 목적 달성에 적극적이길 원한다. 결과 혹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 사이에 충분한 소통이 빠르게 일어나길 기대하고,  여러 실리콘밸리 빅테크(Big Tech) 기업의 성공 사례처럼 단방향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 결과 달성을 위해 효과적임을 알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양방향 소통 방식의 기업 문화가 “수평 조직”이라는 체계로 불리며 많은 국내 기업이 도입하고 있다.

수평 조직을 실행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로 많은 회사가 영어식 이름 혹은 별명(Nickname)을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런 호칭 방식을 유행처럼 사용하고 있고, 쏘카의 경우는 별명을 사용하면서 “~님”이라는 높임 호칭까지 없앴다. 극단으로는 서로 반말을 쓰게 하는 회사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일부 국내  대기업도 연차에 따른 직급 체계를 없애고 매니저, 프로, 책임과 같은 단일 호칭 체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빅테크 혹은 기술 기업의 성공 배경에는 자유로운 소통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인터넷 출현 이후의 연결성(Connectivity) 기반의 사업은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요구한다. 그리고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성공 신화의 바탕에는 치열한 토론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토론을 통해 현재 사업 모델을 지속할지 아니면 변화할지, 변화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피봇(Pivot)할지 결정한다. 많은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시킨 다양한 제품은 자유로운 토론 문화에서 탄생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수평 조직과 문화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는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 서부의 지역적인 특성이 큰 몫을 차지한다. 미국은 이민자에게 기회의 땅이고, 귀족 계층이 사회 주류를 차지하던 동부 지역에 비해 골드 러시(Gold Rush)를 통해 개발된 서부 지역은 일반 서민 계층에 의해 발전되었다. 그만큼 개인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를 가졌으며, 능력이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이 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인이 사용하는 영어는 기본적으로 “높임”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존경을 표현할 수 있지만, 일상 대화에서 잘 모르는 상대방은 그저 상대방일 뿐이다. 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과 함께 감정 표현이 언어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미국 동료들과 시스템 구조에 대한 의견을 여러 사람과 함께 논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 미국 동료가 “Fuck”이라는 욕을 하는 것을 들었다. 순간 깜짝 놀랬는데, 회의 후에 참석했던 다른 미국 친구에게 그 단어를 듣고 놀랐다고 이야기했더니 그 단어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였는데 어떤 점이 걸렸는지 되물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그 단어 출현 이후에도 원할하게 이야기가 오고갔고, 모두가 합의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답해준 친구에게 한국에서는 “Fuck” 이라는 영어 단어는 욕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단어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그 단어를 듣고 놀랐다고 이야기해줬다. 단어의 의미가 학습한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된 계기였고, 자칫 사람을 오해할 수도 있었다. 덕분에 나도 대화에서 “Fuck” 이라는 단어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와 달리 우리 나라는 역사적으로 유교가 오랜 시간 사회 지배 문화였고, 나이든 어른을 존중하는 문화다. 현재의 발전된 사회를 이룩한 어른들(시니어)의 노력을 존중하고, 경험을 경청하는 것은 서구 사회도 부러워하는 문화다. 다만 어른이 나이와 동일시되면서, 나이가 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할 말 하는 것이 “버릇없음”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있다. 당연하게도 나이어린 사람에게는 경청이 강요되고, 의견이 묵살되기도 한다. 특히나 한국어에는 어른에 대한 존중이 언어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나이 많은 분께 어린 사람이 반말을 했다고 시비가 일어나기 쉽고, 심한 경우에는 사회면 뉴스로 등장하기도 한다.

조직이 결과를 만들고 다음 성장을 이루려면 양방향 소통과 치열한 토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양방향 소통이 될려면 소통 당사자 사이의 높이 차이를 줄여야 한다. 높이차는 존재하지만 인위적으로 차이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 존중이다. 한국 문화를 고려할 때, 직책자 혹은 “어른”이 보여주는 존중은 상대방이 한걸음 더 다가설 용기를 준다. 조직 피라미드의 상위자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혀야 한다. 그리고 시니어의 경험을 주니어가 존중해야 한다.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토론이 건강한 토론이고, 이런 토론들이 쌓여 조직은 현재와 다음을 결정된다.

수평 조직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 싶은 것은 양방향 소통이 동작하는 참여와 토론이다. 참여자 사이의 벽을 허물고 높낮이 차이를 줄여야 한다. 소통의 흐름은 어느 누구의 노력보다도 조직 피라미드의 상위에 있는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평 조직은 호칭 체계를 없앤다고, 영어 이름을 도입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먼저 리더십에서 허리를 굽히고 구성원에게 다가가야 한다. 구성원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환경)을 조성하고, 실제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끊지 않고 들어야 한다. 그래야 수평 조직을 위해 한걸음 나갈 수 있고, 조직이 달성해야 하는 결과를 위해 구성원이 실행 의지를 갖고 참여한다.

수평 조직의 오해

조직 계층의 아래 단계에 있는 구성원이 억지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디딤돌을 놓거나 눈높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중후반에 호칭 체계를 없애거나 영어식 이름을 국내 기업들에서 도입하면서 이런 부작용이 실제 발생하기도 했다. 과감한 시도였지만 한국 문화를 간과한 면이 적지 않았다. 막 입사한 신입 직원이 10년 이상 경력의 동료에게 같은 매니저라는 점을 내세우며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고 용인되면 상대방인 시니어는 정나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주장이 맞는지 여부를 떠나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미국이 아니다. 한국에서 “Fuck”은 욕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조직은 목표를 추구,하고, 결과를 만들어 목표를 향해 나간다. 그리고 수평 조직은 양방향 소통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결과물(What)을 어떤 방식(How)으로 만들어낼지 정한다. 소통과 토론을 통해 무엇과 어떻게를 정하는 이유는 집단 지성을 활용하기 위함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기 때문이다. 소위 자율성과 주도권을 기대한다.

하지만 수평 조직이 강조되다 보면 합의에 이르기 위한 무한대 토론이 반복되는 경우를 목격한다. 각자가 내세우는 의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논리로 상대방을 납득시켜 본인의 의견이 모두의 방향이 되도록 시도하는 경우다. 심지어 과도한 의견 대립은 파벌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리더는 반드시 개입하고 결론을 조율하거나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수평 조직의 모두는 평등하지 않다. 특히 조직의 리더는 조직과 조직의 결과를 책임진다. 책임자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자이다. 조직이 만들 결과물은 필요한 시점에 존재해야 한다. 리더는 토론을 통해 도출된 합리적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결론 도출이 안된다면 리더가 조직을 대표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런 리더의 결정을 구성원 모두는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따를 생각이 없는 구성원이라면 해당 조직의 일원으로 역할 수행 의지가 없는 것과 다름없다. 투명하게 본인 생각을 리더와 상위 리더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이 제대로 기여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좋다.

리더십의 리더 – 리더의 소통

리더는 기본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CEO처럼 최상의 리더로 말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상위 리더(조직장)의 뜻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본인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관해서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전파해야 한다. 모두 말을 통해 구성원들의 동의와 공감을 만들어야 한다.

효과적으로 말하려면 충분히 들어야한다. 단순히 듣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경청해야 한다. 어느 일방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이해 당사자를 모아 함께 듣고 각자의 의견이 열린 공간을 통해 공유될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말이 오고 가는 사이에 직위나 직책이 방해되지 않도록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상호 존중은 하자고 되는게 아니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먼저 낮춰야 한다.

리더가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말이 오고 갈 수 있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해야 한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각자가 고민을 공유할 수 있고, 업무에 필수적인 정보가 관련 당사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환경이다. 물론 어느 수준의 정보를 흘러가게 할지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 의견은 최대한 많은 정보가 공개된(혹은 검색 가능한) 정보 파이프라인에 흘러가는 것이다. 물론 민감 정보의 필터링은 필요하고 해야 한다. 파이프에 보낼 정보를 결정하는 것도, 연결된 파이프 라인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도 구성원의 역량이다.

리더의 개방성과 전파 능력은 리더의 역량이 되야 한다. 주도적으로 일하길 원한다면 본인이 판단하는 기반 정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열린 토론을 통해 합리성과 타당성을 동료와 함께 검증해야 한다.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 리더가 피드백해야 한다. 구성원의 소통 역량을 키우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미팅 – 오프라인 논의

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결정해야 한다면 참여자들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검토하고 참여해야 한다. 문제의 배경(Context)도 모르고 회의에 참여한다면 시간 낭비는 불보듯 뻔하다. 회의는 문제(혹은 배경)를 알지만 기대 결과가 다른 사람(들)이 진행하는 것이다. 문제를 문제로 다루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회의를 리드하는 사람은 회의 시간을 책임지고 가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해야한다.

커뮤니케이션 섹션에서 언급했지만 회의를 만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의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문제엔 공감하지만 주최자와 다른 생각을 가진 참여자가 미리 고민하고 회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르다는 것”이 틀을 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미팅 요청에는 다음 사항이 사전에 준비되야 한다.

  • 문제 / 배경 / 기대 – 왜 회의를 하고 회의 시간을 값지게 쓰려는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회의 제목만 가지고도 알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이 3가지를 밝혀두는게 좋다.
  • 배경 지식 – 관련 자료가 있다면 미팅 전에 자료를 첨부한다. 배경을 모든 참여자가 동일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효과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수준을 맞춰야 한다. 필요 자료를 최대한 첨부 자료로 공유한다. 첨부한 자료들은 회의 주최자가 자료 찾아 헤매는 일을 없애준다.
  • 사전 예약 – 준비가 필요한 회의는 적어도 몇 시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바로 회의실 잡고 시작할 수 있는 회의라면 좋겠지만, 모든 회의가 이런 행복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참여자가 생각할 사전 시간을 안배해준다.

모든 회의는 기억의 편향성을 막기 위해 기록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여러번 시도 해도 안되는 부분이 회의 내용을 듣고 타이핑하면서 기록하는 것이다. 노트(정말 노트)에 핵심 사항을 정리하는 것으로 개인 기록을 남기지만 젊은 쏘카의 구성원들이 회의 집중도를 낮추지 않으면서 노트북으로 메모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를 느낀다. 내가 적은 노트의 메모조차 편향성을 갖기 때문에 집중도를 낮추지 않는 빠른 타이핑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온라인으로 정리된 노트가 있다면 이를 회의록으로 링크하는 것도 좋은 회의 마무리 방법이다. 회의록은 참여자가 합의한 결론과 이후 실행 항목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실행하고 싶은 회의 방법이 있어 이를 정리해본다.

  • 회의 주관자(혹은 내용 공유자)와 회의록 작성자만 노트북을 사용한다. 나머지 참여자는 노트북을 덮는다.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회의는 중요하기에 집중해서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 일상인 세상에서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멀티태스킹 능력에 대해 회의적이다. 집중할 시간에 사안에만 집중하는게 좋다는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 회의 마지막에 회의록 리뷰 시간을 5분 정도 갖는다. 논의 내용과 결론 혹은 실행 아이템이 맞게 기록됐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공유의 범위를 확인한다. 정보는 가능한 넓은 범위로 확산되는 것이 실무 진행에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만약 정보 공유가 제한되어야 한다면 범위를 확정하고 회의록에 추가해둬야 한다. 시스템이 된다면 꼭 읽어야 할 사람이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좋다.
  • 회의록은 검색 가능한 아카이브(Archive)를 통해 관리한다. 회의 결과물(주로 문서)이 분산되면 정말 찾기 어렵다. 단일 정보 저장소에 일관된 규칙에 따라 의사 결정을 담고 있는 문서들이 보관되면 실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온라인 논의

온라인 논의는 주로 메신저를 활용해 텍스트를 통해 이뤄진다. 온라인 소통에서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하는건 개인 메신저와 업무용 메신저의 구분이다. 한국에서 카톡은 개인 메신저다. 본인이 리더라면 카톡으로 업무 지시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급한 연락이 필요하면 전화기 본연의 기능인 통화 기능을 쓰면 된다. 일과 삶의 구분은 다른 누구보다 리더가 명확히 해야 한다.

업무용 메신저는 시장에 다양하게 있다. 대표적으로 슬랙을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업무용 메신저는 슬랙을 예시로 들겠다. 슬랙을 통한 온라인 소통은 채널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채널은 큰 목적을 가지고 있다. 팀이라는 조직 목적이 있고, 프로젝트라는 업무 목적이 있을 수 있다. 각각에 따라 채널을 만들고 그 안에서 텍스트를 통해 소통한다. 그리고 채널 안에서 텍스트를 통해 의견 교환할 때에도 주제에 맞춰 대화가 모여야 한다. 업무상 대화는 정보가 되고, 정보는 파악될 수 있어야 한다. 슬랙을 활용한 업무 진행은 아래 2개의 글을 참고했으면 한다.

업무용 메신저를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업무용 메신저를 카톡처럼 쓰지 않는 것이다. 특히 DM(Direct Message)을 통해 일상적인 업무 내용이 오고 가는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업무 요청 내용이 DM으로 오고 가면 당사자를 제외하고 누구도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업무는 팀이 하는 것이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팀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업무 담당자가 있더라도 다른 팀원이 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한다. DM은 팀이 팀 단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팀의 책임(팀 리더의 책임)이 아닌 개인 책임을 강요한다. 쏘카에서는 DM 요청은 받지 않는 것으로 규칙을 정했고, 반드시 업무 요청 채널(ask 채널)을 통해 접수된 요청건에 한해서만 처리하라고 강제 지침을 내렸다. 규정을 정착시킬 책임은 리더에게 있고, 팀 중심의 업무 진행 방식을 원한다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규칙이다.

정보의 무기화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배경에는 정보를 무기화(Information as a weapon)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정보를 몰라 조직의 기대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과녁을 조준해서 잘못된 결과를 만든 경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한 팀으로 결과를 만든다는 신뢰보다 결과(혹은 성과) 중심의 경쟁이 강요되는 조직 체계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결국 조직 문화가 정보의 무기화 수준을 결정한다.

조직의 지향하는 가치가 있다면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지향점을 향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지금까지 거쳐왔던 네이버, 라이엇 게임즈, 쏘카 모두 한 팀(One Team)이라는 일하는 방식을 천명하고 있다. 아마도 모든 기업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조직이 한 팀으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를 저해하는 가장 큰 방해 요인이 정보를 무기화하는 리더이다. 리더의 이런 모습은 당연히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을 감염시키고, 어떤 때는 구성원의 감춰둔 무기가 리더를 향하기도 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사내 정치의 불행한 모습의 단편이다.

정보의 투명성은 실무 회의에 참석하는 참여자의 수로 확인할 수 있다. 충분한 회의 자료와 회의록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 않고, 듣고만 있는 사람의 수를 확인해보라. 이 숫자가 항상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정보의 신뢰성에 업무 참여자(실무자)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무자의 시간은 결과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핵심 자원이다. 소중한 자원이 신뢰 이슈로 막연히 낭비되고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배경 지식(Context) 파악을 위해 참여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회의의 핵심 당사자로 참여한 리더 혹은 리드는 업무 진행을 위한 충분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 납득할 충분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 조직내 소통 문제가 있다는 징후다. 정보가 무기화되고 있거나 구성원이 조직 리더십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

리더십의 소통은 존중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먼저 다가기 위해 스스로 허리를 굽혀 높이를 낮춰야 한다. 눈높이를 맞춰 듣고 이야기해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을 존중해야 구성원도 리더를 존중하고, 상호 존중 바탕의 신뢰가 생긴다. 신뢰 기반의 대화가 열리고, 전달받은 정보를 믿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리더십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신뢰다. 신뢰 기반의 소통이 이뤄져야 오고 가는 대화가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되고,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고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쏘카를 떠나며

쏘카의 마지막 퇴근길, 박수받았다.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마지막 AAA 시간 역시 무기명으로 진행했는데, 50대의 꿈과 IT 환경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쓸 물건을 만들기 위한 개발,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개똥철학을 공유했다.

남은 짐을 가방에 한가득 넣고, 사무실을 나서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세상 무안해서 손사래를 쳤다. 조직으로 일하는 것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박수 소리가 열심히 한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2년 8개월 동안 내 Staff 역할을 해줬던 담당 친구가 준비해준 꽃 다발을 들고 퇴근했다. 내 꽃다발이지만 형수님 취향으로 준비했다고. 집에 도착 후 꽃다발 본 와이프가 싱글벙글거리며 꽃병에 옮긴다.

메세지 카드도 맘에 들었던지 냉장고 벽 잘 보이는 곳에 뒀다.

저녁 6시, 쏘카에 와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었던 자동화된 퇴사 프로세스가 실행됐다.

퇴사 완료.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일했던 시간이었다. 제대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걱정을 안고 시작한 쏘카 생활이었지만 “된다.”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미국의 방식과 한국의 문화를 조합이 구성원들이 공감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것도 확신했다. 물론 이걸 실행하는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건 당연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고생했지만, 특히 나를 믿고 지금까지 따라와준 팀장, 그룹장들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내가 꿈꾸는 다음 단계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좋은 경험과 성취를 가지고 이제 다음 스테이지로 간다.

리더십의 리더 – Lead와 Leader

Lead와 Leader – 용어 차이와 역할 차이

요즘 리더(Leader)와 리드(Lead)를 많이 쓴다. 두 용어의 의미는 묘하게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개발 리드(Tech Lead), 데브옵스 리드(DevOps Lead), QA 리드(Quality Assurance – 품질)와 같이 리드라는 단어는 앞에 접두어가 존재한다. 물론 리더도 같은 접두사를 쓰기도 하지만 “리더”라는 단어 자체로 더 많이 사용된다. 아마도 리드를 동사로, 리더를 명사로 생각하기에 쓰임과 느낌의 차이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두 용어에 대해 신임 임명자분에게 질문해보면 “사람들을 이끈다” 라는 점을 공통점으로 이야기하지만 다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보통이다. 두 단어의 차이에 대한 나의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객관적 용어 정의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두 단어 모두 영어 단어기에 핸드폰에 설치된 ACE 영어사전에서 정의를 찾아봤는데 Lead 의 명사 정의가 납, 납으로 만든 추 등으로 나와 영 신통치 않았다. 리드에 기대했던 명사 설명을 영한 사전에서는 찾기 어려워 Webster 영영 사전을 찾아봤다.

  • Lead – example, position at front, initiative, the act or privilege of playing first in a card game
  • Leader – something that leads a primary or terminal shoot of a plant; a person who has commanding authority or influence.

영영 사전 정의를 한국인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리드는 “행위의 중심 혹은 표상(혹은 표본)”이고, 리더는 “권위 혹은 지위를 갖는 사람”으로 해석한다. 그동안 생각해오던 정의에 부합하는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정의를 좀 더 풀어보면 리드의 역할은 행위에 중심을 두고 있고, 리더는 역할에 중심을 둔다고 정의한다. 그리고 각 역할에 따른 책임을 진다. 리드는 주어진 일 혹은 업무를 함께하는 동료들과 실행해서 결과를 만드는 책임을 갖는다. 리더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책임진다. 책임 완수를 위해 구성원들이 어느 시점에 어떤 일을 수행하고,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관리한다. 관리 관점에서 리더의 책임 범위는 리드의 책임 범위를 포괄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다. 엔지니어링 용어를 빌어보면 리더는 프로세스(Process)고 리드는 쓰레드(Thread)에 상응한다고 보면 좀 더 빠른 이해가 될 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경험을 빌어보면, 리더와 리드의 역할 범위를 스스로 명확하게 정의했던 때는 라이엇게임즈에 근무하던 때다. 회사의 목표에 맞춰 수행할 일을 리더가 확정하고, 업무를 주도할 리드를 선정한다. 리드는 수행할 업무에 필요한 사람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산정하고, 리더는 자체적으로 자원 확보가 가능한지 혹은 추가 협의, 외부 도움 혹은 채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지 결정한다. 외국계 큰 기업이라도 언제나 충분한 자원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리더와 리드의 유기적인 소통이 잘 동작하는 조직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고, 리드는 “일을 실행해서 완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리더는 어느 방향으로 조직이 나아갈지, 상위 리더와 합을 이루기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정한다. 결정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일이 정해지면, 일 성격에 부합하는 전문성을 갖춘 리드가 본인의 과제를 선택한다. 혹은 리더가 일을 부여할 수 있다. 전사 방향에 일관성있는 맞춤(Alignment)을 통해 리더의 의사 결정과, 구성원의 역량 수준에 따른 리드의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

리더와 리드의 역할 구분은 조직의 규모에 따라 가변적이다. 그리고 조직도 혹은 조직체계에 따라 불리는 호칭도 다르다. 쏘카의 경우  리더는 그룹장으로 리드는 팀장으로 정의했다. 그룹장은 조직 책임자로써 방향을 정의하는 역할을 맡고, 팀장은 분배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진다. 물론 각 팀은 전문성에 맞춘 목적 지향 팀을 지향한다. 리더로써 그룹장은 업무 진행에 필요한 인력, 시간, 외부 변수를 관리하는 것이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쏘카보다 더 큰 규모의 조직이라면 팀과 파트로 나눌 수도 있다.

기업 혹은 조직의 성장에 따라 규모가 변한다. 우상향하는 조직이라면 상응하는 리더와 리드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분명한 역할 정의없이 늘어난 인력 구조나 운영 시스템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 조직이 원하는 결과 도출을 어렵게 만든다. 어떤 조직 체계라도 리더와 리드가 일을 수행하는 핵심 구성 요소다. 그리고 리더 산하에 리드가 일을 수행할 적절한 인력 규모(Man power)가 뒷받침 돼야한다. 일의 실행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조직의 인원수는 10명 미만이어야 한다. 최적 인원은 4~5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숫자를 넘어서면 리드가 업무 수행보다 사람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속칭 개발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리더 역시 함께 일을 수행할 리드 수는 효과성을 기준으로 4~5명의 최대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수는 2~3명이라고 판단한다. 이 숫자들을 놓고 보면 리더가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규모는 15명 수준이고 최대 40명을 넘기지 않는게 좋은 선택이다. 넘어서면 사람에 치이다 하루를 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구성원의 성장을 고려한다면 리드는(혹은 리드라는 타이틀은) 유동적인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을 이끌고 완성한다는 경험은 한 조직에 속한 개인이 커리어(Career) 관점에서 경험해야 할 단계다. 지식 산업 시대에서 한 개인이 알 수 있는 지식의 범위는 한정되고, 이는 AI 시대 역시 마찬가지다. 타인과의 협업은 필수이고, 협업 과정에서 일을 리딩하는 경험은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위한 필수 요소다. 조직 방향에 맞는 일감은 언제든 존재하고 이를 제한적인 리드 풀(Pool)내에서 소화시키는 것은 조직의 수행 역량의 한계를 설정한다. 성장을 위해 도전하는 구성원들이 있다면, 도전 기회를 통해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면 구성원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전체 수행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물론 리드 역할에 도전하는 구성원의 자질에 대해 리더의 냉철한 평가 잣대와 함께 결과로써 자질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리더 역할이 유동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성원의 수용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경우 리드는 임명직보다는 역할에 대한 호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이것 역시 조직의 규모와 조직의 경직성에 따라 맞추어 판단될 부분이다. 소규모 조직은 강한 응집력을 바탕으로 빠른 결과를 만들수 있어야 한다. 잦은 리드 교체는 응집력의 구심점 정의를 모호하게 만든다. 경직된 조직의 경우 리드라는 타이틀을 구성원이 크게 인식할 수 있다. 이 경우 리드 교체는 개인에게 큰 상실감을 안길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조직의 화합을 깨는 기폭제가 되기 때문에 더 큰 조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대화하기

리더십의 대화는 일상 생활의 대화와 다르다. 리더십은 사회 조직의 계층 구조에서 태어나고, 리더와 구성원은 조직 피라미드의 서로 다른 층에 위치한다. 영어 이름을 쓰든 부르는 호칭을 통일하든 위계라는 것은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조직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다.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우리가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하는 대화와는 엄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공감과 인정을 통해 친밀감을 쌓아야 하고, 사회 구성원과 소통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불편하기에 리더의 대화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이 듣기다. 되도록 많이 들어야 구성원을 이해할 수 있고, 상위 리더의 경우 소위 여론의 방향을 알 수 있다. 팀원 수가 7~8명이 넘어서면 리더가 각 개인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여러 팀을 리딩하는 리더(Manager of Managers)는 개인에 대한 세부적인 소통은 개별 팀 리더에게 위임해야 한다. 다만 직접 보고하는 라인(Direct Reports) 이외에 전반적인 구성원들이 느끼는 조직의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보고하는 팀 리더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지만 조직 구성원들 역시 본인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조직에는 계층 사다리가 있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그 높이에 맞는 소통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일과 조직 내부에서 이뤄지는 대화 유형을 보면 일대일(1on1) 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 구성원 전체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회의는 공공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해야할 때는 제대로 해야한다. 제대로 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있는 결론을 이끌기 위한 방법을 제안해본다. 그리고 조직 사다리의 정점에 올라가면 갈수록 조직원 전체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 여론 파악을 위한 장치로 많이 사용되는 AMA(Ask Me Anything) 세션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해본다.

1on1

듣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질문이다. 1on1 자리에서 업무 내용이 구성원과 나눌 주요 주제이다. 업무 중심의 대화 자리에서 리더가 더 많은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대화의 주도권을 구성원이 갖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급자인 리더는 부하 직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이슈에 대한 다면적인 정보와 그에 따른 의사결정 방향을 이미 정했을 수 있다. 상급자가 부하 직원에게 이를 쏟아내는 형식의 대화가 이뤄진다면 이슈를 직접 대면하는 부하 직원의 실제 고민을 들을 수 없다.

구성원이 주도권을 갖게 하려면 객관적 사실과 리더가 관찰한 사항을 구분해서 전달하고 구성원의 생각을 질문하는 방식이 경험상 효과가 좋았다. 사실은 사실이고, 관찰은 리더의 주관임을 구성원이 구분된 상태로 질문받으면 보다 분명한 자신의 생각을 답할 수있다. 리더는 대화를 정리하면서 본인이 들은 내용 가운데 사실과 구성원의 주관을 구분한다. 구분이 애매한 답을 들었다면 구성원에게 사실과 주관을 되물어 명확히 해주는 것도 좋다. 이런 식의 역질문은 리더가 자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다는, 적어도 들으려 한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그리고 질문을 이어가며 리더와 구성원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로 이야기가 수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특정 이슈 사항에 대해 논의하다 질문과 답을 통해 합의될 기미가 안보이고 발산한다면 대화를 중단하고 다음번에 이야기하자는 방식으로 끊고 가는 것도 좋다. 일상의 대화가 아닌 조직내 공적 주제에 대한 대화라면 결과가 도출되어야 하는데, 대화가 엉뚱하게 발산하면 참여자 모두에게 시간 낭비가 된다. 의도적인 끊음(Break)를 통해 주제에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하고 , 논의된 내용과 미진했던 부분을 다음에 짚고 가자는 이야기를 덧붙이는게 필요하다.

회의

회의는 한 주제에 대해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가 8명이고, 1시간 회의를 한다면 총 8시간을 쓰는 것이다. 시간만으로 보면 한 사람의 하루를 온전히 투자하는 것과 같은 값이다.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은 이 무게감을 인식해야 한다.

회의는 가능한 하지 않는게 좋다. 물론 함께 풀어야 할 이슈라면 해야 한다. 그런데 논의할 이슈를 여러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 모여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자. 특히 습관성 회의가 정말 많다. 대표적으로 수많은 주간 미팅이 있는데 정말 필요한지 자문해보자.

참여자가 한 두 사람이라면 굳이 이슈 논의를 위해 회의실을 잡고, 회의 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사항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슈가 외부에 알려지면 곤란한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경우에 열린 공간에서 이야기를 해도 충분하다. 책상 넘어 동료가 시간되는지 확인하고, 자리에서 혹은 자리로 찾아가서 짧게 이야기하면 풀리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이야기로 주변 동료에게 줄 방해가 걱정된다면 잠깐 자리를 옮겨 복도에서 서서 이야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사무실 공간에 논의를 위해 화이트보드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면 더욱 좋다. (블로그 글) 열린 짧은 대화를 통해 이슈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사무실 근무를 통해 얻고자 하는 업무 효율성은 단순히 공간에 사람들을 모으는데 있지 않다. 모인 사람들이 빠르게 이야기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함이다. 엔데믹 이후 오피스 우선(Office First) 정책을 채택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재택 근무 환경에서 내가 이야기 할 사람과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눌려면 먼저 그 사람의 캘린더를 확인하고 빈 슬롯이 있어야 한다. 만약 오늘 내 시간과 맞지 않는다면 다음 날로 미뤄야 한다면, 오늘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연기해야 할 상황이다. 결국에는 전반적인 개인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 물론 늦어진 상황에 대한 이유는 분명 찾을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조직과 기업의 속도는 저하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은 소규모 조직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무실 공간 구조는 열린 대화를 촉진하는데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쏘카에서 처음 본 큐빅클이 없는 단순한 업무 공간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쏘카의 공간과 책상을 봤을 때, 왜 큐빅클도 없나 했지만 의도된 배치였고, 실제 경험으로도 소통 유도에 매우 좋은 공간 장치라는 것을 알게 됐다. 더불어 복도 사이에 배치된 화이트보드 역시 많은 대화를 촉진하는 장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물론 전반적인 소음 수치를 올리는 부작용도 있고,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간 설계시 단점이 보완되면 좋을 것 같지만 여력이 부족한 조직이라면 단점을 안고서라도 쏘카의 방법을 추천한다.

회의를 해야 한다면 분명한 결과를 회의를 마쳤을 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소위 회의를 위한 회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Fierce Conversation에서 적극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미팅을 주최자가  다음의 사항들을 명시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 가장 시급한 문제 식별: 가장 중요하고 빨리 해결할 이슈를 드러내고 명확히 한다.
  • 명확한 문제 정의: 문제의 중요성과 자신 및 관련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한다.
  • 영향 평가: 문제가 개인 / 팀 / 조직에 현재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 미래 영향 평가: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잠재적 장기 영향을 고려한다.
  • 자신의 기여: 자신의 행동이나 무관심이 문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반성한다.
  • 이상적인 결과 예측: 성공의 모습을 그려보고, 이상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 행동 전념: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행동과 실제 실행하는데 전념한다.

위 목록을 모두 실천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그 가운데 다음 3가지를 추려 현안 논의를 위한 미팅에서 활용하고 있다.

  • 이슈(팩트) – 미팅에서 참여자들이 모여 해결하고 싶은 문제
  • 배경(팩트 및 관찰) – 이슈가 발생한 상황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슈 해결에 필요한 조건 설명
  • 기대(감정) – 주체자 관점에서 미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 하지만 합의 사항은 아님.

여론

라이엇 게임즈에 재직중일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격주로 진행되던 AMA(Ask Me Anything) 세션이었다. 본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 지역 오피스에 있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대표와 임원진이 주요 이슈 현안에 대해 리더십 차원에서 결정한 사안 혹은 방향을 공유하고, 공유된 주제를 중심으로 질문을 받아 답하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에서 경영진과 직원간의 소통을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한국에서는 타운홀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진행된다.

인상 깊었던 점이 두가지 있었다. 첫째는 본사를 포함한 북미와 유럽 지역 구성원들이 경우에 따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용감하게 질문한다는 것이다. 실명 원칙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신원이 노출된 상황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대표 혹은 C레벨 임원에게 질문을 한다는 건 한국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궁금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질문하지 못했던 내용이 올라오면, 귀를 세우고 임원진의 답변을 열심히 들었다. 물론 속시원한 답보다는 구체성이 결여된 답이 나오거나 결론 없이 질문만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는 임원진이 모든 질문에 대해 최선의 답을 하기 위해 보인 자세다. 특히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에 불거진 반이민 정책, 대중 적대 정책등에 대한 질문은 사기업 입장에서 답하기 곤란하다. 그럼에도 중국 오피스에 있는 구성원들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설명하고 기업과 개인의 입장을 나눠, 피하지 않고 답하는 대표의 모습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쏘카에서 라이엇 방식을 빌려 월간 단위로 AAA(Ask Anakin Anything, 회사내 닉네임이 Anakin) 세션을 담당 조직 한정으로 진행했다. 전사에서 진행하는 월간 타운홀도 있는데 개별 조직 단위에서 굳이 해야할까 싶기도 했지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도 20대, 30대 초반 직원들에게 직급이라는 큰 높이 차이가 아예 질문을 차단시킨다고 느꼈다. MZ 세대가 아무리 기존 세대와 다르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한국 사람이다.

세션의 원천적인 목적은 질문(혹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다. 구성원들이 질문을 통해 갖는 궁금증과 생각을 알아야 하기에 비실명 질문을 받는 도박을 감행했다. 실제로 사무실 출근(Office First) 정책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본부 미니 타운홀에서 익명성 질문의 수위가 높음을 경험했다. 많이 힘들긴 했다. 하지만 당시에 정말 많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 양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베팅해볼만 시도다.

익명성을 보장하고 진행한 AAA 세션은 초반에는 예상했던 것처럼 험난한 질문들이 많았고, 답변하지 못하는 혹은 할 수 없는 질문도 많았다. 라이엇 게임즈 당시의 경영진 입장을 십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질문들을 통해 구성원이 갖고 있는 조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익명성에 벗어나 본인 이름으로 질문하는 구성원이 천천히 늘어나는 모습에서 자리의 높낮이가 주는 위압감이 적어도 AAA 세션에서는 차근차근 감소하고 있구나를 느꼈다. 구성원의 만족감에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익명성 질문의 감소를 통해 친밀감은 형성된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블로그 글)

모든 대화에서 한번 더 강조하고 싶은 건 회의는 안할수록 좋다. 리더는 주체자로 회의를 해야만 한다. 리더가 만드는 회의는 필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리더가 시간의 중요성을 꼭 생각했으면 한다. 1on1이 됐던,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 회의나 AMA 세션도 마찬가지다. 나의 시간 뿐만 아니라 남의 시간을 점유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보통 미팅 시간을 1시간을 잡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쏘카에서 구글 캘린더의 기본 회의 시간을 1시간에서 30분으로 변경했다. AAA 시간도 30분 사용한다. 무의식적으로 1시간 하던 회의가 30분 안에 해소되는 경우가 더 늘었고, 30분짜리 회의가 늘면서 1시간 혹은 그 이상 시간을 쓰는 회의를 잡기가 힘들어졌다. 회의 효율이 구글 캘린더 기본 시간 변경만으로 큰 향상을 얻을 수 있다. 회의 개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이다.

리더의 대화는 전략적이다. 업무를 이끌어가는 리더는 환경을 조성하고, 조성된 환경을 통해 구성원이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고, 재료를 모으는 최선의 방법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질문을 할지 준비해야 하고, 경청한 뒤에 답에 고민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응답을 통해 구성원이 원하는 것이나 방향을 가늠해야 하고, 조직의 방향과 결을 맞추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완벽하지 않음의 인정

리더십을 갖춘 사람은 상대적으로 뛰어나거나 완벽하다고 여겨진다. 완벽한 리더가 나에게 다가오면 누구라도 주눅이 든다. 능력과 무관하게 높은 분이 다가오면 놀라는게 인지상정이다. 만약 대표가 일반 사원 자리로 와 말이라도 붙이면 순간 얼어버릴지도 모른다. 리더는 높은 위치고, 일반 구성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이기에 갑작스런 리더의 내방은 누구라도 놀라게 만든다.

인간은 생존 본능 덕에 살아남았고, 불안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드(Guard, 복싱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손을 드는 자세)를 올리는 것은 인간 본성이다. 사람이 겁먹고 위협을 느끼면 당연히 가드를 유지하게 되고, 가드가 잔뜩 올라간 상황에서는 가드를 올린 사람도 상대방도 서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조직 피라미드의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은 상위 계층인 리더에게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리더가 업무를 지시하고, 지시한 업무의 결과에 따라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보상을 결정한다. 리더의 질문 하나에 이런 결정들이 내려지는 조직 시스템에서 친하지도 않은 상사가 다가와 질문하면 당연히 가드가 올라간다. 이건 구성원의 잘못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이는반응이다.

가드를 내리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위협적인 상황이 아님을 스스로 느끼게 만들면 된다. 조직 피라미드에서 리더의 존재를 구성원 입장에서 생각하면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간단하지 않은 일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리더가 먼저 나서야 한다. 리더도 사람이고, 일하는 동료이고,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리더는 모범을 보여야하고 그만큼 완벽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구성원뿐만 아니라 리더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어른에 대한 공경이 전제된 유교 문화가 사회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리더(어른)의 완벽함에 대한 강한 기대가 있다. 완벽함에 대한 상호 기대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한 거리감을 만든다.

완벽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 가드를 내리고 함께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더도 실수를 하고,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필요한 경우에 사과하는 모습은 리더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소통의 관점에서 나와 이야기하는 사람이 높은 위치에 있지만 실수도 할 수 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우기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인정을 하면 내 의견을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할 수 있다. 가드가 내려가는 시점이다. 이런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해가 동작한다.

소통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양방향이어야 한다. 양방향성을 만드는 책임은 리더십에 있다. 완벽하지 않음(Vulnerability)를 스스로 노출(인정)하고 구성원이 동질성을 바탕으로 가드를 내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야기를 위한 문이 열렸을 때가 상대를 솔직히 알기 위한 시작점이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소통을 시작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