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의 마지막 퇴근길, 박수받았다.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마지막 AAA 시간 역시 무기명으로 진행했는데, 50대의 꿈과 IT 환경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쓸 물건을 만들기 위한 개발,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개똥철학을 공유했다.
남은 짐을 가방에 한가득 넣고, 사무실을 나서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세상 무안해서 손사래를 쳤다. 조직으로 일하는 것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박수 소리가 열심히 한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2년 8개월 동안 내 Staff 역할을 해줬던 담당 친구가 준비해준 꽃 다발을 들고 퇴근했다. 내 꽃다발이지만 형수님 취향으로 준비했다고. 집에 도착 후 꽃다발 본 와이프가 싱글벙글거리며 꽃병에 옮긴다.
메세지 카드도 맘에 들었던지 냉장고 벽 잘 보이는 곳에 뒀다.
저녁 6시, 쏘카에 와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었던 자동화된 퇴사 프로세스가 실행됐다.
퇴사 완료.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일했던 시간이었다. 제대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걱정을 안고 시작한 쏘카 생활이었지만 “된다.”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미국의 방식과 한국의 문화를 조합이 구성원들이 공감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것도 확신했다. 물론 이걸 실행하는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건 당연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고생했지만, 특히 나를 믿고 지금까지 따라와준 팀장, 그룹장들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내가 꿈꾸는 다음 단계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