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에는 피어보너스(Peer Bonus)라는 제도가 있다. 동료가 동료를 칭찬해주고 작은 금액을 보너스로 지급해주는 제도로 작은 칭찬이지만 구성원 사이의 인정을 통해 기여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운영된 제도이다.
지난 주에 본부 구성원 한분이 피어보너스를 받았다. 전기차량 충전 잔량이 부족한 경우 다음 고객분의 예약 전에 충전하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했고, 그동안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업무량의 77%를 자동화 처리했다. 덕분에 고객은 전기차량을 예약했을 때 충전 걱정없이 바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운영 부서는 이 부분에 신경쓰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보면 이 작업이 큰 의미를 갖는 작업일까 싶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과제는 담당 업무를 수행했던 주니어 분들의 온보딩 과정 중 하나의 Dogfooding 프로젝트였다. 신입으로써 온전히 쏘카의 환경을 이해하고,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제한된 기간으로 인해 대부분의 Dogfooding 프로젝트 기간에 라이브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실제 Dogfooding 프로젝트들이 관련 업무 팀으로 이관되어 마무리가 된다. 물론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팀원 가운데 한분 정도가 대부분 해당 팀으로 배정된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도 Dogfooding 과정에서 얼추 얼개가 맞춰진 다음 신입분과 함께 담당 팀으로 이관되었다. 하지만… 해당 팀은 쏘카내에서 카셰어링을 담당하는 팀이었고, 업무량 폭주에 Legacy의 한복판에서 맹활약하는 팀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전기차의 충전량만 검토해야 하는게 아니라 예약의 전후 관계 맥락을 제대로 풀어야 이를 라이브 할 수 있다는 것도 팀에 배정된 이후에야 주니어 개발자분이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팀 배정 이후로 해당 팀의 개발 항목에 이 항목이 있었다. 이야기했던 것처럼 쉽게 마무리가 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주니어분이 짧은 시간에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만큼 카셰어링 환경이 만만치 않았고, 문제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운영되던 기존 시스템도 있었다. 아주 긴 시간동안 백로그가 아닌 실제 개발 진행 항목으로 계속 리스팅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포기할 수도 있었다. 주목도가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고, 한 사람이 너무 한 일에 매여있는 부분도 팀 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ogfooding 프로젝트부터 해왔던 담당자가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했고, 팀의 TL은 그 기회를 통해 주니어가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성장하길 바랬던 것 같다. 포기할 수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결성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끝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료의 기분좋은 피드백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일을 하는 동기란 무엇일까? 여러 좋은 꺼리들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일을 끝내겠다는 마음, 그리고 이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의 존재만으로도 일에 대한 좋은 동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