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친구랑 업무 이외로 콜을 하는건 참 드문 일인데, 퇴사라는 이유는 더욱 낯선 것 같다.
떠나는 친구는 업무적으로 인연이 좀 있는 친구다. 회사의 고난과 역경의 시기가 2016년에 찐하게 있었다. 정말 미국 본사와 다방면에서 찐하게 불편하게 지내는 시절이었다. 그 시기의 한복판에서 한국팀과 미국팀의 일원으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심각하게 불편한 사이였으니까. 미국팀 친구들한테 너네가 와서 좀 느껴봐라 이야기를 했더니, 정말 왔다!!! 일주일 남짓 사이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소주도 많이 먹었다. 이메일과 Conference call로만 떠들던 서로의 차이에 대해 완전한 이해는 아니지만 적어도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는 됐다. 그리고 문화와 환경의 차이를 본인들이 단기간에 메꿀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가 어떻게 Player Focus를 해야할 지 방향을 잡은 다음부터는 일이 착착 진행되었다. 이전과 같은 충돌도 더 이상은 없어졌다. 한국팀이 하고자 하는 방향과 미국팀의 방향 사이에 절충점을 찾았고 서로 합을 맞춰가면서 썩 훌륭한 소위 콜라보를 했던 것 같다.
그 미국팀의 실질적인 개발자였다.
이후 미국 출장때면 항상 자리에 찾아가 얼굴도 보고, 지나가다가도 반갑게 인사를 했던 것 같다. 이 친구는 꾸준히 업무를 담당했고, 한국팀이 “도와줘~” 라고 이야기하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치… 이러면 정말 친구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그러고 보면 정말 친구였구나… ㅋ
인수인계하면서 솔직히 제일 컨텍스트를 잘 아는 너가 없어져서 솔직히 걱정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하는 만큼, 아는 만큼 끄집어내서 다음을 책임질 친구에게 넘겨준다고 했다. 이 친구도 이야기를 했지만 머리속에 있는거랑 마음속에 있는 거랑은 분명 다르다. 심정적으로 이해하던 친구가 아닌 머리로 이해하는 다른 친구와 앞으로 일을 해야하는구나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아무래도 그쪽 일을 담당하는 친구는 골치 좀 썩겠구나 싶다.
젊은 친구다. 이제 30대 초반이다. 좋은 시점이고 Microsoft로부터 투자까지 받은 회사라고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친구들이 항상 부러운 시절이다. 더구나 기존에 하던 분야와 다른 분야라니.
잘 해보라고 이야기했다. 잘 성장하고 자기 개발/발전 잘 해서 이 시절이 지나면 한번 얼굴 보자구 이야기를 했다. LA가 아니라 시애틀로 간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뭐 언제 시애틀 갈 기회가 있지 않을까? 되면 연락해서 얼굴보면 되겠지.ㅎㅎ
그나저나 내가 그 시점까지 과연 버틸지가 의문이네~~~?
콜 마지막에 그 친구가 끊기전에 한 말이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