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옮겨와서 가장 바쁘게 일을 하는 시절이 아닐까 싶다. 한달 넘게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였다. 제대로 된 개발을 포기하고 사용자를 위해 한번쯤(?) 고생하는 것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이런 결심으로 시작한 작업의 종착점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잃었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반영되기 시작한 작업의 결과에 대한 반향도 나쁘지는 않은 듯 싶다.
동료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이번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다. 작업 사이사이 지친 몸을 달래면서 소주 한잔 들이키며 나눈 이야기의 반응은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종종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했었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크게 줄거나 의도적으로 아예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다니… ㅋㅋㅋ
의외다. 물론 이 “괜찮음”의 기본 전체는 “1년에 한두번”이라는 전체가 있긴했지만 의외다.
이 반응이 의외로 보는 이유는 현재의 작업 방식이 지극히 SI적(!!)이라는데 있다. 기능이 구현되어야 할 날짜는 정해져있다. 뭘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세부 기능에 대한 정의는 없다. 언제든 작업하던게 뒤집어질 수도 있었다. (사실 다른 이유긴 했지만 아예 엎어질뻔하기도 했다.) 불명확한 것들 투성임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정해졌으니 무조건 하라는건 개발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 형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에 다 같이 참여해서 해내는 의지가 있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을 뿐더러 의지를 통해 함께 작업하면서 “팀” 이라는 개념이 모두에게 각인된 것처럼 보였다. 조직도에 그려진 팀이 아니라 함께 함께 논의하고 페어 프로그래밍하고 PR에 대해서 검토하는 “팀”으로써 움직였다. 개인적으로 다른 것보다 이 부분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팀으로써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개발을 정말 제대로 된 개발 모습으로 열심히 한다는 것. 이 두가지에서 얻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업의 큰 경험이었다. 물론 과정에서 들어난 잘못된 부분들과 협업에 대한 부분들도 조만간에 고쳐나가야 하긴 하지만. 바쁜 시절이 오래 가면 모둘에게 피곤함을 안겨주겠지만 그래도 좀 만 더 바빠야 할 것 같다. 그래야지 시스템의 체계도 제대로 구성시킬 수 있을 것 같고, 일의 틀도 제대로 맞출 것 같다.
미안하지만 좀만 더 고생하자.